[글마당] 낙엽
한 소녀가 물었다. 낙엽이 뭐냐고. 소녀가 모르는데 나는 더더욱 모르지. 낙엽이 대답하였다. 푸른 봄날 희망의 초록 뭉치로 젊은 꿈을 교직하고 사랑한다고 숨어 있는 새들이 나의 꼭대기 가지에서 연가를 불렀다. 땀 흘리는 여름 한 철 나의 그늘에 사랑이란 무엇인가 물어보는 젊은 동아리들이 인생은 위대하다고 논증하는 중년 동아리 들이 지나갔다. 매미 울음이 그치고 찬바람이 불어올 때 낙엽은 무대에서 퇴장하여 발길에 밟히면, 영혼처럼 울고 새들의 날갯짓 소리 여인의 옷자락 소리를 내고 있다. 고용하 / 시인·뉴저지글마당 낙엽 중년 동아리 옷자락 소리 날갯짓 소리